황인원의 리더십코칭 16-치환의 리더십: 문제를 기회로 바꾸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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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원의 리더십 코칭] 치환의 리더십: 문제를 기회로 바꾸는 방법
- 황인원 객원 칼럼니스트
- 입력 2026.05.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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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원 객원 칼럼니스트
픽사, 실패의 두려움을 치환(Substitution) 방식으로 해결
전 세계 애니메이션 시장을 뒤흔든 픽사의 공동 창립자 에드 캣멀(Ed Catmull)은 조직 내의 가장 큰 걸림돌인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치환의 방식으로 해결했다. [사진출처=픽사 홈페이지][데일리인베스트=황인원 문학경영연구원 대표] “왜 우리 제품은 안 팔릴까?”, “이번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야 하지?”
경영 현장에서 리더들이 가장 자주 던지는 질문이다. 이런 질문은 뻔한 변명과 한계만을 도출하곤 한다. 즉 “예산이 부족해서”, “인력이 없어서”, “시장이 침체돼서” 등 대부분 벽에 부딪히는 답만 나온다. ‘질문이 잘못돼서 그런가?’ 싶어 질문을 좀 더 명확하게 다듬어도 마찬가지다. 현장의 답답함은 전혀 해소되지 않는다. 이유가 무엇일까? 바로 리더와 조직이 ‘뻔한 프레임의 덫’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만나는 사람과 보는 이미지와 하는 말이 늘 같으니 다른 생각이 나올 수 없다.
이를 벗어나는 방법은 무엇일까? 평소 접하지 못했던 경험을 하면 된다. 특히 남다른 생각을 하기 위해서는 전혀 접하지 않았고, 생각지 못했던 장르에서 생각의 방법을 가져오면 된다. 말하자면 시 같은 장르다. 스티브 잡스가 생각이 막힐 때마다 시를 읽었다는 사실을 아는가. 시인들은 세상을 다르게 본다. 시인은 길가에 굴러다니는 낙엽을 보며 단순히 ‘죽은 나뭇잎’이라 말하지 않고, 대지의 ‘차가움을 덮어줄 이불’로 치환(Substitution)한다. 낙엽은 죽은 잎이라는 고정된 프레임을 해체하고 완전히 새로운 본질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를 시적 메커니즘의 핵심인 ‘치환’이라고 한다. 스티브 잡스의 천재성은 이런 시적 상상력과 감성을 활용한 치환 역량을 자기 일에 접목한 게 도움이 됐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지금과 같은 어마어마한 제4의 파도가 몰려오는 시대에는 리더의 역량 중 치환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무엇보다 젊은이들의 직업관 자체가 달라졌다. 자신의 일을 평생직업으로 생각하는 젊은이는 거의 없다. 이런 까닭에 쉽게 업을 이동한다. 하지만 이들은 사회적 가치에는 과감히 자신을 투자한다. 자기 일의 사회적 가치를 아는 순간 거침없이 나아가는 것이다. 그러기에 경영 현장에서, 리더가 치환 역량을 갖추고 있으면 업의 의미를 재정립해 새로운 가치를 부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우수 인력을 근무하게 할 수 있다면 이 또한 리더의 능력이다.
이런 경우가 아니더라도 치환의 리더십이 비즈니스의 본질을 바꿔 무너져 가던 회사를 살린 사례가 있다. 일본 최북단 홋카이도에 위치한 ‘아사히야마(旭山) 동물원’의 극적인 부활 스토리가 그것이다.
1990년대 중반, 이 동물원은 방문객 감소와 가축 전염병 등으로 심각한 폐원 위기에 몰려 있었다. 다른 거대 동물원들처럼 값비싼 희귀 동물을 들여올 자금도 없었다. 고스란히 죽어야 할 판이었다. 이때 고바야시 마사오(前 아사히야마 동물원장)를 비롯한 사육사들은 고민 끝에 동물원의 본질적인 정의를 완전히 치환하기로 했다.
동물원은 ‘동물’을 보여주는 곳이었다. 이런 프레임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인기 동물이나 희귀동물 없으면 운영이 어려웠다. 이런 동물이 있어야 사람들이 방문할 터인데 이런 동물이 없으니 관람객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이런 상황에서 사육사들은 동물원을 동물의 ‘행동과 살아있는 순간(생명력)을 보여주는 곳’으로 치환해 정의했다. 어떻게 됐을까? 사육사들은 거대한 수족관 속에 투명한 원통 튜브를 설치해 펭귄이 마치 하늘을 날아다니듯 헤엄치는 모습을 보게 했고, 북극곰이 거대한 얼음 물속으로 다이빙하는 역동적인 메커니즘을 설계했다. 동물원이 개념을 다른 개념으로 치환하자 치환에 맞는 행동이 이어진 것이다. 이는 그야말로 놀라운 변화를 낳았다.
이른바 ‘행동전시(行動展示)’라는 새로운 개념의 탄생이었다. 아사히야마 동물원은 단지 단어 하나를 치환했을 뿐인데, 일본 최고의 관람객 수를 기록하는 기적의 동물원으로 부활했던 것이다.
또 다른 사례로 픽사(Pixar)를 들 수 있다. 전 세계 애니메이션 시장을 뒤흔든 픽사의 공동 창립자 에드 캣멀(Ed Catmull)은 조직 내의 가장 큰 걸림돌인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치환의 방식으로 해결했다.
일반 기업에서 실패는 피해야 할 오점이자 책임 추궁의 대상이다. 리더가 아무리 ‘도전하라’고 말해도, 직원의 무의식 속에 실패가 ‘인사상 불이익’으로 연결되고 정의되어 있다면 누구도 움직이지 않는다. 에드 캣멀은 이 프레임을 완전히 깨뜨렸다. 즉 ‘실패는 피해야 할 오점이자 오류다’라는 기존 프레임을 ‘실패는 혁신과 성공을 위해 당연히 치러야 할 선불 비용(Upfront cost)’이라고 프레임을 바꿨다.
말하자면 실패라는 단어를 비용이라는 단어로 치환했던 것이다. 실패를 어떤 새로운 시도를 할 때 당연히 지출해야 하는 선불 비용으로 단어를 재정의하자, 조직 내에 강력한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이 구축됐다. 직원들은 실패를 부끄러워하거나 숨기지 않고, 더 과감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토이 스토리, 코코, 인사이드 아웃 같은 전무후무한 걸작들은 바로 이 ‘선불 비용’을 기꺼이 지불한 치환의 언어에서 탄생했던 것이다. 이를 보면 치환의 리더십은 조직의 문화를 바꾸고 직원의 행동을 유발하는 강력한 코칭 도구라는 점을 잘 보여준다.
그렇다면 리더는 현장에서 어떻게 ‘치환 잘하는 사람’이 돼 조직을 코칭해야 할까? 당장 오늘부터 회의실과 코칭 테이블에서 적용할 수 있는 두 가지 치환 공식을 제안한다.
첫째, 문제(Problem)를 ‘과제(Project)’로 치환하라.
직원이 실수를 저질렀을 때 ‘누가 일을 이렇게 만들었어?’라는 과거 지향적 책임 추궁은 조직을 위축시킨다. 이때 리더는 이 상황을 치환해야 한다. “이 실수를 활용해 우리가 지금 당장 새로 시작할 수 있는 ‘프로젝트’는 무엇일까?”
문제가 과제로 치환되는 순간, 직원의 뇌는 방어 기제를 멈추고 해결책을 찾는 창의적 메커니즘으로 전환된다.
둘째, 단점(Weakness)을 ‘희소성(Uniqueness)’으로 치환하라.
조직에서 무엇을 하든 지나치게 제 고집만 내세우고 융통성이 없어 보이는 직원이 있다면, 보통 ‘조직의 리스크’로 보지 쉽다. 하지만 만약 리더가 시인의 눈을 갖고 그 속성을 치환하면, 그것은 ‘타협하지 않는 철저한 품질 기준’이라는 조직의 핵심 자산이 될 수 있다. 단점을 희소성으로 치환하면 그 직원은 이에 맞는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게 되고, 본인도 자연스럽게 능력 발휘를 할 수 있게 된다. 그야말로 직원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코칭형 리더의 혜안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렇듯 리더의 단어가 바뀌면 조직의 운명이 바뀐다. 방대한 데이터 분석과 논리적 추론, 뻔한 대안을 도출하는 영역은 이미 AI가 인간보다 훨씬 더 탁월하게 수행하는 시대다. 그러나 뻔하고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아무도 보지 못한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고, 부정적인 언어를 창조적인 에너지로 ‘치환’하는 메커니즘은 오직 인간 리더의 ‘시적 감성과 상상력’에서만 쉽게 나올 수 있다.
경영의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싶은가? 막힌 질문을 던지기 전에, 리더가 쓰고 있는 단어의 프레임부터 치환해 보라. 리더가 치환 역량을 시인처럼 가질 때, 조직을 가로막고 있던 거대한 벽은 비로소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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